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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위험운전치상, 피해자와 합의만 되면 된다는 오해 말아야

  • 구분 일반
  • 작성자 법무법인 태림
  • 작성일 2026-08-05
  • 조회수 28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모든 사건이 곧바로 위험운전치상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음주운전 사고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상죄는 적용 요건과 처벌 수위가 서로 다르다. 


위험운전치상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혈중알코올농도가 법정 기준을 초과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핵심은 음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했는지 여부다. 헌법재판소도 이를 혈중알코올농도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봤다.

헌법재판소는 “운전자의 주취 정도뿐만 아니라 알코올 냄새, 말할 때 혀가 꼬부라졌는지 여부, 똑바로 걸을 수 있는지 여부, 교통사고 전후의 행태 등과 같은 운전자의 상태 및 교통사고의 발생 경위, 교통 상황에 대한 주의력·반응속도·운동능력이 저하된 정도, 자동차 운전장치의 조작을 제대로 조절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09. 5. 28. 선고 2008헌가11 전원재판부 결정).

결국 위험운전치상죄는 단순히 술을 마셨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음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운전해 사람을 다치게 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범죄라고 볼 수 있다.

위험운전치상이 인정되면 일반적인 교통사고보다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된다. 피해자가 경미한 염좌를 입은 사건과 수술이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중상해 사건은 같은 수준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거나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고, 사고 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거나 현장을 이탈한 경우에는 처벌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초범이라고 해서 벌금형을 당연히 기대해서도 안 된다. 사고로 중한 피해가 발생했고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거나 운전 경위가 좋지 않은데도 피해 회복과 재범 방지 노력이 부족하다면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 반대로 전력이 없고 피해가 비교적 가벼우며 신속하게 피해를 회복하고 구체적인 재범 방지 조치를 마련했다면 이러한 사정이 양형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

위험운전치상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중요한 정상참작 요소다. 그러나 합의가 이뤄졌다고 해서 수사나 재판이 자동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위험운전치상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만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합의는 처벌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고 경위와 피해 정도, 음주 전력 등이 무겁다면 합의 후에도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보험 처리와 형사합의도 구분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을 통해 치료비와 휴업손해 등 민사상 손해가 상당 부분 배상되더라도 사건에 따라 별도의 형사합의가 양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보험사가 손해를 배상했다는 사실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합의금에는 법으로 정해진 일률적인 기준이 없다. 피해자의 치료 기간과 후유장해 가능성, 소득 손실, 보험으로 회복된 범위, 피해자 수, 사고 경위 등을 종합해 협상하게 된다.

실무에서는 무거운 처벌을 우려한 피의자가 피해자가 제시한 금액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피해 회복은 필요하지만 실제 손해와 사건 내용에 비해 과도한 요구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합의서의 내용도 중요하다. 단순히 돈을 지급했다는 영수증만으로는 양형자료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피해 회복 금액과 민사상 청구 범위, 처벌불원 의사, 추가 청구 여부 등을 어떻게 정리할지 확인해야 한다. 돈을 지급하고도 필요한 문구가 빠져 재판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연락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형사공탁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공탁했다고 해서 피해자와 합의한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공탁의 시기와 금액, 피해 회복을 위해 실제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피해자의 의사 등을 함께 고려하므로 사건 진행 상황에 맞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위험운전치상 사건에서 법률대리인의 역할은 단순히 합의를 대신하거나 선처를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먼저 해당 사고가 위험운전치상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도로교통법 위반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사건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적용되는 법률에 따라 처벌 수위와 대응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진술을 정리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거나 사고를 축소해 설명하다가 블랙박스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과 배치되는 상황이 생기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충분한 법리 검토 없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 다툴 수 있었던 부분까지 스스로 포기할 수 있다.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경위, 음주 시간과 양, 사고 영상, 차량 속도와 제동 흔적, 피해자의 진단 내용 등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재범 방지 자료도 형식적으로 준비해서는 안 된다. 반성문 몇 장보다 알코올 치료와 상담, 음주운전 예방교육 이수, 차량 처분, 대중교통 이용 계획, 가족의 관리·감독 방안처럼 실제 생활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더 설득력 있게 평가될 수 있다.

결국 위험운전치상죄 성립 여부에 대한 법리 검토와 피해 회복 및 합의, 공탁 가능성, 양형자료 준비는 함께 이뤄져야 한다. 피해가 크거나 음주 전력이 있어 실형 가능성이 우려된다면 경찰 조사 전에 사건 전체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초기 대응에 따라 적용 법률과 처벌 수위, 재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사건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무법인 태림 고양 분사무소 서영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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