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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간소송 증거, 잘못 수집하면 형사 고소 당할 수도 있어

  • 구분 일반
  • 작성자 법무법인 태림
  • 작성일 2026-07-22
  • 조회수 17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한 뒤 상간소송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증거부터 걱정한다. 과거 간통죄 사건처럼 모텔을 급습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성관계 사실을 직접 밝혀야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현재의 상간소송은 형사처벌을 위한 현장 적발이 아니라, 제3자의 부정행위로 혼인공동생활이 침해되어 발생한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민사절차다.


따라서 반드시 성관계 장면이나 숙박업소 객실 내부 사진처럼 극적인 증거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이 연인 관계임을 추단할 수 있는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 애정 표현이 담긴 SNS 대화, 반복적인 통화내역, 함께 여행한 사진, 숙박업소 결제내역, 계좌이체 기록,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이 서로 연결된다면 부정행위를 입증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상간소송에서 주로 확인하는 쟁점은 세 가지다. 배우자와 제3자 사이에 혼인의 신뢰를 침해할 정도의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제3자가 상대방이 혼인 중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부정행위 당시 부부의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된 상태는 아니었는지다. 성관계가 직접 확인되지 않더라도 연인 관계를 추단할 수 있는 대화, 반복적인 만남, 숙박업소 출입 등 여러 정황이 결합되면 부정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


반대로 친밀한 대화 몇 줄이나 단순한 식사 사진만으로 언제나 상간소송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만남의 빈도와 기간, 대화의 내용, 숙박업소 출입 여부, 교제의 지속성, 당시 혼인관계의 상태를 종합해 판단한다. 따라서 증거는 많고 자극적인 것보다, 서로 모순 없이 하나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생각에 무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흥신소나 사설 조사업체에 미행을 맡기거나, 배우자 또는 상대방의 이동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차량 등에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하는 행위는 소유관계와 수집 방식에 따라 위치정보법 위반 등 별도의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몰래 풀어 타인의 계정에 접속하거나, 불법촬영 또는 도청 방식으로 자료를 얻는 경우에도 형사·민사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녹음 역시 구분해서 봐야 한다. 본인이 직접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것과, 본인이 참여하지 않은 배우자와 제3자 사이의 비공개 대화를 몰래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것은 법적으로 다르다. 후자의 경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다. 자료를 얻었다고 해서 재판에서 언제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수집 과정 자체가 새로운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사설 업체가 제공한 자료라고 해서 의뢰인이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업체가 어떤 방식으로 위치정보나 사진, 대화 내용을 확보했는지 알기 어렵고, 불법적인 방법이 사용됐다면 증거 활용 과정에서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비용은 비용대로 쓰고 사건은 하나 더 생기는, 썩 반갑지 않은 패키지가 될 수 있다.


숙박업소 CCTV가 중요한 경우에는 증거보전신청을 검토할 수 있다. CCTV는 저장 용량과 업소 운영 방식에 따라 짧은 기간 안에 자동 삭제될 수 있고, 개인이 직접 업소에 요청하더라도 개인정보 문제로 제공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 법원에 날짜와 시간, 장소, 입증하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어 증거보전을 신청하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도 영상 확보를 시도할 수 있다.


다만 증거보전신청이 곧 CCTV 확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신청 대상이 되는 영상과 시간대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고, 해당 영상이 삭제될 가능성 등 미리 보전할 필요성도 소명해야 한다. 이미 영상이 삭제됐거나 해당 시간대 촬영 자료가 없다면 법원의 결정을 받더라도 실제 확보는 어렵다. 이 때문에 CCTV가 핵심 자료라면 속도가 중요하다.


숙박업소 CCTV는 일반적으로 출입구, 로비, 주차장 등 적법하게 설치·운영된 영상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이 함께 출입했는지, 같은 차량으로 이동했는지, 일정 시간 동안 숙박업소에 머물렀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 확보에 성공하면 메신저 대화나 카드 결제내역만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시간과 장소가 분명한 객관적 자료로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같은 숙박업소에 들어가는 장면 하나만으로 모든 쟁점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출입 시각과 체류 시간, 기존 대화 내용, 두 사람의 관계, 제3자가 혼인 사실을 알았는지에 관한 자료까지 함께 연결되어야 증거의 설득력이 높아진다. 반대로 이미 충분한 메시지와 사진, 결제자료가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면서 추가 자료를 무리하게 모을 필요가 없는 사건도 있다.


상간소송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증거를 대신 많이 모으는 데 있지 않다. 현재 가진 자료만으로 부정행위와 혼인 사실에 대한 인식을 입증할 수 있는지, 혼인 파탄 주장이 제기될 가능성은 없는지, 어떤 자료가 추가로 필요한지, 증거보전신청을 서둘러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데 있다. 또한 수집하려는 방법에 법적 위험이 있는지 미리 걸러내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상간소송 증거는 모텔을 급습해 얻은 사진 한 장보다, 여러 객관적 정황이 일관되게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흥신소를 통해 무리하게 뒤를 쫓거나 위법 가능성이 있는 방법을 사용하기보다, 이미 확보한 대화와 사진, 결제내역, 이동기록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삭제 가능성이 높은 CCTV가 핵심이라면 즉시 증거보전신청 가능성을 검토하고, 적법한 방식으로 필요한 자료만 확보하는 것이 위자료 청구를 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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