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간녀소송 소장을 받으면 대부분의 피고는 당황한 나머지 곧바로 원고에게 연락하거나, 억울한 마음에 답변서를 직접 작성하려고 한다. 그러나 상간녀소송은 첫 대응이 이후 소송의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첫 답변서는 법원이 피고의 기본 입장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만큼,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충분히 검토한 뒤 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간녀소송은 민법 제750조와 제751조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을 근거로 제기된다. 원고는 배우자와 피고 사이에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피고가 상대방이 혼인 중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적어도 알 수 있었는지, 그로 인해 혼인공동생활이 침해되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소장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답변서를 작성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원고의 주장과 증거를 차분히 살펴보는 것이다. 부정행위가 언제부터 있었다고 주장하는지, 어떤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는지, 당시 혼인관계는 어떤 상태였는지 등을 하나씩 확인해야 한다. 실제 소장에는 일부 정황만으로 관계를 단정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충분한 검토 없이 사실을 인정하거나 감정적으로 반박하면 이후 재판에서 스스로 불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상간녀소송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은 상대방의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다. 상대방이 미혼이라고 말했거나, 이미 이혼했거나 별거 중이라고 설명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말을 믿게 된 구체적인 경위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만, 당시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이후 교제가 시작된 경우인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대법원은 혼인공동생활이 이미 실질적으로 파탄된 이후라면 원칙적으로 제3자의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단순한 별거나 부부 갈등만으로 곧바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교제가 시작된 시점과 당시 혼인관계의 실질적인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증거를 분석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뿐 아니라 SNS 게시물, 위치기록, 사진, 통화기록 등 다양한 디지털 자료가 증거로 제출된다. 그러나 일부 메시지나 사진만으로 곧바로 부정행위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각각의 자료는 결정적이지 않더라도 여러 증거가 연결되면 법원은 전체적인 정황을 종합해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제출된 증거의 의미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반박할 자료가 있는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실무에서는 소장을 받은 뒤 원고나 배우자에게 직접 연락해 해명하거나 합의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충분한 검토 없이 주고받은 문자나 통화 내용이 새로운 증거로 제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합의가 필요한 사건이라면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먼저 검토한 뒤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상간녀소송의 피고라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모든 행동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송 과정에서 반복적인 연락, 협박성 메시지, 직장이나 가족에게 관계를 알리겠다는 압박, 허위사실 유포, 폭행, 스토킹 등 또 다른 위법행위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설령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사정이 일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상간소송의 피고라는 사정은 상대방의 위법행위를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 없으며, 명예훼손, 협박, 폭행, 스토킹 등은 별도의 민·형사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따라서 관련 자료를 확보해 필요한 경우에는 이에 대한 법적 대응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상간녀소송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단순히 답변서를 대신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원고의 청구가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는지, 혼인 사실에 대한 인식 여부와 혼인관계의 상태를 어떻게 입증하거나 반박할 것인지, 제출된 증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합의가 필요한 사건인지 끝까지 다투는 것이 유리한 사건인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아울러 소송 과정에서 명예훼손이나 협박, 스토킹과 같은 2차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에 대한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결국 상간녀소송피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장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결과를 단정하지 않는 것이다. 첫 답변서에는 사건의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이 담기게 되고, 이후 재판의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실관계와 증거를 충분히 검토하고, 초기 단계부터 법률전문가와 함께 대응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법무법인 태림 서울 주사무소 오상원 대표변호사법률저널 : https://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2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