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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이스피싱 수거책, 단순 알바였어도 처벌 가능성 높아

  • 구분 일반
  • 작성자 법무법인 태림
  • 작성일 2026-07-10
  • 조회수 11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수사가 강화되면서 조직의 총책뿐 아니라 수거책, 전달책, 인출책 등 말단 가담자에 대한 처벌도 엄격해지는 추세다.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사람들 가운데는 인터넷 구인 사이트나 SNS를 통해 고수익 아르바이트에 지원했을 뿐이라거나, 단순 심부름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법원은 단순히 아르바이트였다는 주장만으로 형사책임을 쉽게 부정하지 않는다. 


보이스피싱 수거책은 피해자로부터 현금이나 수표 등을 직접 전달받거나 이를 다른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와 직접 접촉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수사 과정에서 특정되기 쉽고, 실제 검거되는 조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수거책인 경우도 적지 않다.

수거책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실제로 보이스피싱 범행이라는 사실을 인식했거나, 적어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는지 여부다. 법원은 단순히 본인이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업무를 소개받은 경위, 지급받기로 한 일당, 업무 내용의 구체성, 연락 방식, 현금을 전달받는 과정, 지시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당시 범죄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는지를 판단한다. 다시 말해 실제로 범죄임을 명확히 알지 못했더라도 당시 상황에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형사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실무에서는 수거책이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수사나 재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를 직접 기망하지 않았더라도 범행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면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사안에 따라 방조범 여부도 함께 검토된다. 또한 피해 금액이 크거나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경우, 조직과의 연계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구속수사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은 현금 수거뿐 아니라 상품권 구매, 가상자산 전달, 대포통장 모집, 체크카드와 접근매체 전달 등으로 범행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계좌나 체크카드를 제공한 경우에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가 함께 문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단순히 현금을 전달했다는 행위만 따로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사건 전체 구조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면 무엇보다 초기 진술에 신중해야 한다. 수사 초기 진술은 이후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거나, 충분히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인정 또는 부인하는 것은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경위로 일을 소개받았는지, 누구와 연락했는지,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실제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정리해야 한다. 휴대전화 메시지, 메신저 대화, 구인 공고, 계좌 거래내역 등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수사 초기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수사 입회가 이루어졌다면 사건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었음에도, 이를 놓친 채 재판 단계에 이르러서야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반대로 수사 입회를 통해 수사 단계에서 사건이 원만히 종결되는 경우도 있다.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보이스피싱 사건은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경우가 많아 모든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피해 회복 노력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피해 변제를 위해 노력한 사정이나 합의 진행 여부는 양형에서 정상참작 요소로 고려될 수 있으므로, 사건의 진행 상황에 맞춰 적절한 대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사건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단순히 선처를 요청하는 데 있지 않다. 먼저 실제로 범행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 제출된 증거가 이를 뒷받침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또한 수사 초기 진술 방향을 정리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설명하며, 피해 회복과 양형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초기 진술은 이후 재판 과정에서도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되는 만큼, 조사 전 사건의 경위와 증거를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보이스피싱 수거책 사건은 단순히 아르바이트였다는 주장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당시 어떤 업무를 맡았고, 어떤 지시를 받았으며, 범죄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식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면 섣불리 진술하기보다 관련 자료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초기 단계부터 법률전문가와 함께 대응 방향을 검토하는 것이 불필요한 법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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