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법 위반 사건은 더 이상 영화나 음악을 불법으로 내려받는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기업이나 개인사업자, 프리랜서가 업무용 프로그램을 정식 라이선스 없이 사용하다가 형사고소로 이어지거나 거액의 손해배상청구를 받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토렌트 프로그램을 통한 콘텐츠 이용이나 불법 복제된 설계 프로그램, 디자인 프로그램 사용은 여전히 수사기관과 저작권자의 단속 대상이 되고 있다.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복제하거나 배포·전송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 역시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에 해당하며, 라이선스 계약 범위를 벗어나 설치하거나 사용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다. 저작권법 제136조는 저작재산권 등을 침해한 경우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과 형사책임이 함께 문제될 수 있다.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프로그램도 일정한 유형이 있다. 제조업과 설계업체에서는 솔리드웍스(SOLIDWORKS), 카티아(CATIA), 오토캐드(AutoCAD), 마스터캠(Mastercam), NX, 크레오(Creo)와 같은 CAD·CAM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그래픽 분야에서는 어도비(Adobe) 제품군과 영상 편집 프로그램, 각종 3D 모델링 프로그램 등이 문제되는 사례가 많다. 이들 프로그램은 라이선스 비용이 상당한 만큼 무단 설치나 불법 복제 사용이 적발되면 저작권 침해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토렌트 프로그램 역시 대표적인 저작권 침해 유형 가운데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토렌트를 단순한 다운로드 프로그램으로 이해하지만, 실제로는 파일을 내려받는 과정에서 다른 이용자에게 데이터가 함께 전송되는 P2P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용 방식에 따라 저작물 복제뿐 아니라 공중송신 행위가 함께 문제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영상물이나 음악, 소프트웨어 파일을 토렌트를 통해 이용한 경우에는 이용 방식에 따라 공중송신권 침해 여부가 쟁점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다만 저작권법 위반 사건이라고 해서 모든 사건이 동일하게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법 위반은 원칙적으로 고의가 문제되는 범죄이므로 단순히 침해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형사책임이 동일하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반면 불법인 줄 몰랐다거나 의도적으로 침해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는 주장만으로 곧바로 책임이 부정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프로그램의 설치 경위와 사용 기간, 사용 목적, 정품 라이선스 보유 여부, 침해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특히 기업에서 불법 복제 프로그램이 발견된 경우에는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 회사 차원의 관리 부실인지, 특정 직원의 개인적 설치인지, 프로그램이 설치만 되어 있었는지 또는 실제 업무에 사용되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버전이나 사용 범위가 맞지 않았던 경우, 외주업체나 전임자가 설치한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 정품 구매 이력이 있음에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침해 범위와 책임 정도를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실무에서는 경찰이나 검찰의 연락보다 먼저 저작권자 또는 대리 법무법인으로부터 내용증명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내용증명에는 불법 복제 프로그램 사용 사실을 지적하면서 라이선스 구매 이력 제출, 프로그램 삭제, 사용 현황 확인, 손해배상 협의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요구를 인정하거나, 반대로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것은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 침해 여부와 사용 범위에 다툼이 있는 경우도 있고, 손해배상액 역시 사용 기간과 설치 대수, 라이선스 보유 내역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용증명을 받았다면 먼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요구 내용의 법적 근거와 적정성을 검토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저작권 침해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경우라면 초기 단계부터 합의 가능성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법 위반 사건은 침해 유형에 따라 고소가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구분될 수 있으며, 사건의 성격에 따라 형사절차 진행 방식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영리 목적이나 상습성 등 법률상 요건에 따라 고소 없이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단순히 합의만 하면 모든 절차가 자동으로 종료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손해배상 문제도 가볍게 볼 수 없다. 프로그램 저작권 사건에서는 권리자가 라이선스 비용이나 사용 규모 등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 솔리드웍스, 카티아, 오토캐드와 같은 고가의 상용 프로그램은 라이선스 비용 자체가 크기 때문에 청구 금액이 상당해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손해액은 프로그램의 사용 모듈과 실제 사용 여부, 사용 기간, 라이선스 구매 이력, 침해자의 영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될 수 있으므로 청구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산정 근거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실무에서는 형사절차와 민사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저작권자는 형사고소와 별도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거나, 합의를 조건으로 일정한 금액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때 침해 사실을 무조건 부인하거나, 반대로 아무런 검토 없이 과도한 금액에 합의하는 것은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먼저 침해 여부와 범위를 확인하고 손해배상액이 적정하게 산정됐는지, 형사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저작권법 위반 사건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단순히 합의를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침해 여부와 범위를 검토하고 손해배상액 산정의 적정성, 형사책임 성립 가능성, 사건 유형에 따른 절차, 합의 시기와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특히 프로그램 저작권 사건은 라이선스 계약 구조와 사용 이력, 디지털 포렌식 자료, 회사 내부 관리 체계 등이 함께 문제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관계를 정확히 분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결국 저작권법 위반 사건은 의도하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 해결되는 사안이 아니다. 토렌트 프로그램을 통한 저작물 이용이나 솔리드웍스, 카티아, 오토캐드와 같은 상용 프로그램의 무단 사용은 민사상 손해배상과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내용증명 단계부터 대응 방향을 잘못 정하면 이후 형사절차나 민사상 분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침해 사실이 명확한 사건과 다툴 여지가 있는 사건은 대응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사건이 발생했다면 먼저 침해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손해배상과 형사절차, 합의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초기 단계부터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법률전문가와 함께 대응 방향을 검토하는 것이 불필요한 법적 위험을 줄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법무법인 태림 서울 주사무소 김선하 대표 변호사)미디어파인 : https://www.mediaf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82315